사냥꾼이 먹잇감이 되는 순간
드럼비트 작전으로 미국 앞바다를 휘저었던 유보트들에게 지옥이 찾아옵니다. 연합군이 더 이상
각개전투를 하지 않고 수십 척의 상선을 구축함이 호위하는 호송선단(Convoy) 시스템을 완벽히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구축함들에는 유보트의 위치를 귀신같이 찾아내는 아스딕(ASDIC) 이 달려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유보트에게 아스틱의 공포의 핑 소리가 들렸습니다 오늘날의 소나라 불리는 이 장치는 당시 영국군이 개발한 수중청음 음파 탐지기입니다. 이소리 때문에 유보트 승조원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렸습니다. 잠수함 내부의 강철 선체를 통해 들려오는 핑... 핑... 소리는 승조원들에게 우리는 곧 죽는다는 사형 선고와 같았습니다. 이소리가 빨라질수록 구축함이 머리 위에서 폭뢰(Depth charge)를 투하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었죠 이 폭뢰는 구축함에서 뿌리는 강철비 같았습니다. 아스딕으로 위치를 잡으면 구축함은 유보트의 예상 잠항 깊이에 맞춰 심도를 설정하여 폭뢰를 투하합니다. 잠수함 근처에서 터지는 폭뢰의 수압은 유보트의 선체를 종잇장처럼 구겨버립니다. 직격탄이 아니더라도 함 내의 전등이 깨지고 배관이 터져 바닷물이 쏟아지며 승조원들은 공포 속에서
침묵을 지켜야 했습니다. 유보트도 아스딕에 대항했습니다 유보트의 대항 방법은 볼드(Bold) 기만책입니다. 유보트 함장들도 아스딕을 속이기 위한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했죠.

수중에서 화학 물질이 든 통을 사출 하여 거대한 기포 구름을 만듭니다. 아스딕 음파가 이 기포에 맞고 반사되면 구축함은 가짜
목표물을 공격하게 됩니다. 볼드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무음잠항도 있었습니다. 모든 엔진을 끄고 숨소리조차 죽인 채 해류에 몸을 맡겨야 탐지를 피했습니다. 아스딕을 유보트를 찾는 사신이며 공포였습니다. 유보트의 아스딕이 있기 전 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스딕은 유보트에게 있어 공포였습니다. 아스딕을 탑제한 유보트의 천적이자 사냥꾼은 플라워급 구축함입니다. 탄생은 조금 웃깁니다. 급한 대로 만들었는데 대박이 났습니다. 전쟁초기 영국은 지킬 상선호위구축함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민간 포경선(고래잡이 배)의 설계를 빌려와 아주 빠르게 대량으로 찍어낸 배가 바로 플라워 급입니다. 플라워급이라 연합군들도 꽃집 함대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유보트가 플라워급을 싫어한 이유는. 미친듯한 회전 반경 구축함보다 덩치가 작아서 선회속도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유보트가 급잠항하며 방향을 틀어도 플라워급은 그 꼬리를 놓치지 않고 따라붙었습니다. 그리고 낮은 실루엣은 이점이 됩니다. 배가 워낙 작아 유보트 잠망경으로 포착하기가 까다로웠습니다. 반대로 플라워급은 유보트가 부상하는 순간을 노려 들이박는 충격요격 이라던지 포격을 했습니다.

이배는 잠수함을 잡기 위한 최적화된 셋업을 달고 나온 대잠에 특화된 배입니다. 그렇기에 이배에는 최신형 아스딕이 장착됩니다.
폭뢰 투하기도 달렸죠 영화에서 흔히 보는 뒤에서 줄줄이 떨어지는 투하기가 여기에 장착됩니다. 그다음은 헤지혹입니다 전쟁 중기부터 등장하지만 고슴도치 가시처럼 생긴 대잠박격포입니다 유보트의 머리 위에서 정확하게 폭발하는 정밀 타격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플라워급&리버급 프리깃은 전쟁 중 유보트에게 가장 무서운 구축함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전쟁사 기록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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